명문대에서 공부하는 게 아니면 이공계에서도, 특히 공대가 아닌 순수과학계열은 연구 분야로 진출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너무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전적대에서 꿈꿀 수 없었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한계 짓고 있었던, 보이지 않는 학벌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입니다.  군대 포함 4년의 고민 끝에 배수의 진처럼 2학년 2학기 전공수업을 빼고 인문대학 교양과목으로 바꿔가며 마음을 굳혀왔었고, 지금 1년의 투자가 아무리 못해도 확실히 영어 만큼은 원 없이 공부해 볼 수 있다는 판단으로 휴학계를 냈습니다.

독학 재수를 실패했던 저로서는 대입시험에 학원을 다니지 않는 선택을 감히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수험생 분들에게 말씀드리듯이 무조건 어디든 학원을 꼭 다니는 게 좋다고 단언 드리고 싶습니다. 정보가 가장 정확하고 빠름은 물론이고 꾸준히 나오기만 한다면 공부환경부터 시작해서 전공시험 기출예시까지 무시할 수 없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누군가는 불평해도 현강만큼 확실한 게 없습니다.

해커스편입의 장점이라면 돈벌이를 위해 학생을 속이지 않는 도덕성, 비교적 자유로움 속에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입니다. 교수님들 중 수업 내용이나 질의 응답에서 실망했던 교수님이 없습니다.
특히 이병호 교수님께서 학업과 진로상담 등 여러모로 챙겨주셨던 부분은 수험 생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캠퍼스를 강남으로 잠깐 이전하면서 생긴 한시간 반 정도 되는 지하철 이동시간을 제 어휘 실력에 큰 반전의 계기라고 회상합니다. 저도 상반기에는 하루에 70여개 단어도 두세 시간씩 투자해도 느려서 다 외우지 못하고 밀리고 쌓이는 게 반복되었지만 강우진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반복노출'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나서는 바뀌었습니다. 화장실 가는 순간까지 DT를 접고접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무의식중에도 튀어나올 수 있는 '몸이 기억하는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나중엔 꿈꿀 때도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기존 기출 경향 및 문제와 마인드컨트롤입니다.
면접이나 전공시험은 보통 9월,10월부터 시작하거나 늦으면 1차합격자 발표 후에 시작하게 되시겠지만 결코 늦은 게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저도 1차합격발표 후에 딱 한 달 전공준비 시작했지만 다른 학교들 필기고사가 이어지고 발표까지 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전공면접을 대비한 마인드컨트롤 덕분에 무사히 시험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뒤돌아보면 저는 슬럼프라고 할 만한 기간이 딱히 없었습니다. 물론 MT 순위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수학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때 심각한 우울에 빠졌으나 곧 '더 나은 선택에 대한 갈림길에서의 고민'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어찌 보면 그 분기 때마다 했던 선택들이 운좋게 저에게 적합한 결과를 가져와서 다행입니다.

강우진 교수님의 한마디가 기억납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점을 하나씩 만들어가라. 그게 쌓이면 자신감이 된다.' 이렇게 쌓인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deserve'의 말뜻과 같이 누구도 흔들 수 없는 힘이 됩니다.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었지만 고려대라는 결과를 얻기까지에는 많은 요소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뽑자면 학원의 도움, 특히 이병호 교수님과 상담했던 전공 선택과, 구완석 교수님이 지원을 격려해주신것, 담임선생님이 제공해주셨던 기출자료들이 가장 크게 감사한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