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단 한번도 제가 성균관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진짜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바람과 서울에 있는 학교만큼은 갔으면 좋겠다 하는 소망을 놓지 않고 묵묵하게 공부해나간 것이 다였습니다. 저는 저에게 부담감이 가장 큰 적이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공부를 해나가면서 부모님의 기대와 저 스스로에게 제가 가지는 부담감이야 말로 공부를 방해하고 잡걱정들을 유발시키는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하지만, 부담감에 사로잡혀 시험 당일에 긴장하고 불안해하여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면 전혀 바람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시험 때 그 누구보다도 가볍고 유쾌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다음 시험에 대해 덜 걱정하면서도 적당한 오기와 승부욕을 보였습니다. 실전에 강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새로이 편입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열심히 실력을 쌓아 실전 시험에서 그 포텐을 터트려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입시 현역 때 탑 7 대학을 목표로 수시 전형 위주의 입시 전략을 세웠으나,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었으며, 수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복지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관심과 학업적 열망을 가지고 해외 대학에 진학하고자 했으나, 금전적인 여건이 되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목표로 하던 인서울 대학 진학에 다시 한번 도전할 것을 결심하여 학점은행제를 통한 학사학위 취득으로 학사편입에 다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략 1년 하고 2개월 동안 학점은행제 학사 학위 취득을 병행하여 1년간의 편입 영어 시험 준비 기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학원에서 어휘왕으로 불리는 다른 학생들에 비교한다면 그 수준이 훨씬 더 낮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대적인 비교를 최대한 하지 않고 ‘공부했던 어휘들만큼은 꼭 기억하자’라는 자세로 묵묵히 어휘를 공부해나갔습니다. 저는 학원에서 제공하는 해커스 보카와 슈퍼 보카의 단 두 권의 단어책과 수업 자료와 지문에서본 단어, 그리고 수업 때 교수님들께서 나눠주시는 자료의 단어들이 정리되어있는 것들을 위주로 어휘 암기에 힘썼습니다. 슈퍼보카의 경우 시험 직전까지고 외워지지 않은 단어와 그 동의어들을 따로 묶음으로 정리하여 지속적으로 암기했습니다. 이렇게 어휘책 외에도 하반기에 다양한 학교의 기출문제들을 풀면서 보게된 어휘들을 따로 정리하여 암기했습니다. 어휘에 목매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었는데 시험 문제에는 어휘문제 외에도 문법이나 독해, 논리 등 다양한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각 영역에 대한 적정한 시간 투자와 몰입 정도의 배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법은 처음 편입공부를 시작한 2달동안 정말 모든 것을 이해하고 외워버리겠다는 각오로 끈질기게 임했었습니다. 특히 당시 강혜영 교수님의 스터디에서 자신있게 발표하고 임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꼼꼼하게 분석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차후 독해공부와 논리공부의 비중이 커지면서 문법공부에 시간 투자를 줄이면서도 무리 없게 복습하고 문제들을 소화해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독해를 잡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두고 공부를 했었습니다. 특히 지문을 이해해도 헷갈리는 선지들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도록 어떻게 확실한 정답을 고를지 고민하는 연습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 중, 문제를 풀 때 해당 선지가 왜 답이 아닌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그리고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중요시 했는데, 이를 구완석 교수님 수업 자료의 각 지문들의 구조 분석을 통해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글의 구조가 눈에 보이니 어떤 부분이 저자가 중요시 하고 알리고 싶은 부분인지가 명확하게 보였고, 문제의 단서도 그부분들과 중복해서 위치한 것으로 문제를 수월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논리 교수님이셨던 박동석 교수님께서 논리 패턴을 구체적으로 수업 때 필기해주신 것들을 저만의 공책에 매 수업 이후에 복습하듯이 정리해나가며 체화시켰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는 천일문 기본과 완성, 수능 빈칸 유형 문제집들, 그리고 텝스 빈칸 문제 등 다양한 문제집을 풀어볼 것을 권해주셨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집들을 다 풀었으며, 모두 중장문 논리 유형의 문제들과 독해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까지 큰 도움이 되어줬습니다.

 전공의 경우 서울시립대학교의 사회복지학과와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가 심층면접형의 면접으로 진행되면서 꼼꼼하게 준비해야 되었습니다. 두 학교는 특히 면접의 반영 비율이 큰 편이었는데 저 같은 경우 사회복지학개론을 공부했었음에도 시립대 교수님의 추가적인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지 못했었습니다. 기존의 사회복지학 전공자가 아니었다면 알기 어려운 부분을 물어보셨기 때문입니다. (노인 빈곤 층이 우리나라 전체 노인층 10명 중에 몇 명에 포함되는가?) 하지만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의 전공질문에서는 이전에 정치학을 공부한 경험이 있어 학자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질문에서 학자의 이름을 언급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심층면접의 경우는 기존에 본인이 전공했던 학과나 관심이 있어 공부했던 전공 과목이 아니라면 좋은 면접 결과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위 두 학교 외에 다른 학교들의 경우, 면접관님들께서 전공질문 보다는 인성위주의 질문과 지원 동기 혹은 지원자의 지난 학업과정에 더 관심을 가지곤 하셨습니다. 따라서, 자신감 있게 면접에 응하고, 면접질문에 대비하여 무엇이든지 준비를 해간다면, 대비하지 않았던 질문이라도 자신이 준비했던 내용과 연관시켜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수월하게 면접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경우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면접 종료 전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을 1분가량 할 시간을 받을 수 있었는데, 여기에 대비하여 자신의 학업적인 비전이나 목표와 관련하여 교수님들에게 ‘이 학생이다’하는 확신을 줄 수 있는 답변을 준비한다면 더욱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크게 정치외교학, 사회복지학, 경영학, 사회학 전공을 지원했고, 면접의 경우 정치외교학과 면접이 숙명여자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동국대학교에서 진행되었고, 사회복지학과 면접은 성균관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응시했으며, 서강대에서 사회학과 면접을 보면서 총 3가지 학과 면접을 대비하여 준비했었습니다. 전공 관련 질문에 대비하여 구글에서 정치학개론, 사회학개론, 그리고 사회복지학개론 등의 자료를 찾아서 대략적인 내용을 훑었습니다. 면접은 해커스 편입학원에서 정리해주신 예상질문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이를 소리내어 읽으며 침착하게 대답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다만, 답변을 외우려고 하기 보다는 핵심 내용만 기억해내고 면접에서 외운 답변처럼 보이지 않게 즉흥적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연습했습니다.

 저는 7-8월부터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했는데, 당시에 급한 마음에 다량의 기출문제를 몰아치듯이 한번에 풀어버리면서 문제에 대한 감을 잃기 시작했고, 불안한 마음과 걱정에 쉬운 문제들도 틀리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9-10월까지도 이어졌는데 불안하고 답답하여 힘든 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그렇게 불안한 마음에도 묵묵히 공부를 이어간 것으로 문제를 푸는 감이 다시 회복되어 시험 주간 전에 돌아오면서 더욱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것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해하고, 울고, 힘들어하고, 그럼에도 공부를 계속 해나가는 시간이 이어진다면 슬럼프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지나갑니다.